비행공포증을 영화를 통해 느낄수가 있을까?
영화 <비상선언>은 의문의 기내 사고로 항공기가 더 이상 운항할 수 없어 무조건 어디든 착륙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 한재림 감독과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등장해 이야기에 힘을 더한다.
한재림 감독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비상선언>은 비행기 참사를 넘어 한국 사회의 어떤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의 어떤 부분은 허구가 아니라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이고 섬뜩하게 묘사된다. 영화 전반에 걸쳐 보여지는 핸드헬드 앵글은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영화 <비상선언>의 초중반 시퀀스가 매우 훌륭하다. 어떤 인물들이 비행기를 타게 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왜 그곳이 지옥으로 변하는지 상당히 타이트하고 리얼하게 그려냈다. 비행기를 타는 동안 일어날 최악의 상황을 굉장히 입체적으로 담아냈고, 픽션의 재미도 더해져 끊임없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영화 <비상선언>의 지상과 항공기로 나누어진 플롯 전개가 좋다. 항공기 내부에서는 혼란과 테러 자체의 공포심이 고조되고, 지상에서는 항공기를 구하기 위한 여러 인물들의 고군분투가 계속된다. 두 공간의 플롯이 영화 <비상선언>의 중반까지 톱니바퀴처럼 교차되며 맞물려 스릴과 재미를 끊임없이 뿜어낸다.
영화<비상선언>
영화 <비상선언>에서는 두 배우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상에는 송강호, 항공기 내부에는 임시완! 송강호는 이미 연기파 배우로서 최고로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존재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주는 열연이 더욱 빛이 난다 특히 극중 캐릭터는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이자, 항공기 내에 가족이 탑승해있어 복잡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보여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을 넓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이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 어쩔 수 없다는 절박함과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항공기내의 임시완은 극중 인물 그 자체이다. 때려죽여도 화가 풀리지 않을 정도로 사악한 모습을 잘 표현했다. 오죽하면 임시완이 무대인사에서 "영화 속 내가 아니니까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말할정도 였다. 임시완의 표정과 행동이 극의 섬뜩함과 공포의 9할을 차지할 정도이다. 영화 <비상선언>에 출연하는 많은 베테랑 선배들을 압도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 <비상선언>은 한국 영화에서는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항공 재난 영화인 만큼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다. 비행기 안에서 사람이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건이 발생하고, 무수한 사고가 바깥의 주인공들을 위협한다. 영화 내내 필사적으로 착륙을 바랐던 첫 번째 재난 영화인 것 같다. 그 작품은 거대한 스케일로 그 힘을 흥미롭게 펼친다. 특히 영화의 백미인 360도 평면 회전 장면은 호들갑스럽지 않고 담백해 현장을 더욱 무섭게 만든다.
이렇게 압도적인 이륙으로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던 영화 <비상선언>은 중반부 꽤나 놀라운 선택을 하면서 많은 변화가 찾아온다. 작품의 장점에 가려진 아쉬움이 조금씩 드러난다. 가장 안타까운 단점은 이야기의 밀도에 비해 상영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전개가 지금보다 짧고 빠르게 압축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탄력성은 그것을 모두 정리하지 못한 채 늘어진다. 또한 영화 <비상선언>에는 신파적인 요소도 포함돼 전반부와는 다른 온도차를 보인다. 물론 이 부분이 영화 <비상선언>의 치명적인 단점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고 거침없이 전개된 전반부에 비하면 많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영화 <비상선언>을 추천하는 건, 전반부의 압도적 이륙이 상당히 훌륭하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힘이빠지며 약간 아쉬움이 남지만 전반부의 압도적인 몰입감 많으로도 영화 <비상선언>은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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